서울대학교 아로리에 올라온 2020학년도 생활과학대학 소비자아동학부 아동가족학전공 합격자의 생기부를 낱낱히 분석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서울대 학종 평가요소는 어떻게 될까?
학업능력,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 인성은 기본적으로 학종의 4대 평가요소이다. 건국대, 경희대, 서울여대, 연세대, 한국외대 등 6개 대학이 '대입전형 표준화방안 연구'를 통해 '학종 평가 표준화안'을 내놓은 것이 위의 4대 항목이었다.
이 4대 요소가 학종 평가의 기본 골자이지만, 대학마다 조금씩 차이를 지니다. 예를 들어 서울대는 전공적합성을 보지 않는다. 서울대는 대학 입학 이후에도 얼마든지 전공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고등학교 시절 전공적합성을 찾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서울대는 무엇을 중점적으로 평가할까? 아래의 표를 살펴보자.
서울대의 위 평가 요소는 크게 3가지 '학업능력', '지적호기심 및 자기주도성', '인성'으로 정리된다. 이를 바탕으로 A학생의 학생부를 분석·평가해보자.
A학생의 생기부 (제주 소재 일반고)
① 영어신문제작에 참여하여 ‘복지제도 실효성 제고’를 주제로 영어 기사를 작성함. 《대한민국 최저로 살아가기》,《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를 참고하여 기초생활수급자들의 현실을 알리고 공공사회복지 지출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함
→ 분석: 《대한민국 최저로 살아가기》는 우리나라에서 최저생계비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실제 사례를 통해 대한민국의 빈곤한 삶과 최저생계비의 실태를 이야기하는 책이고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는 덴마크의 사회복지에 관한 책으로, 탐구 주제에 걸맞는 적절한 도서를 선정하였으며 '공공사회복지 지출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이 눈에 돋보인다.
→ 평가: 학업능력, 자기주도성, 인성에서 골고루 점수를 받았을 것이다. 특히 독서를 통한 학업능력과 사회복지에 대한 관심에서 공동체 의식이 드러나기 때문에 높은 인성 점수를 받았을 것이다.
② 청소년기에는 부모로부터 독립지향성과 가치관의 혼란으로 인한 과시, 모방, 충동소비와 같은 과소비 경향이 있음을 학습하고 ‘서귀포 청소년들의 소비실태’를 탐구함. 약 320명을 대상으로 종이 및 온라인 설문을 진행한 결과 청소년들이 자극적인 광고나 상술에 현혹되어 충동적인 소비행태를 보이면서 과소비와 모방소비의 비중이 높음을 확인함. 청소년의 건전하고 합리적인 소비생활 습관 유도를 위해 체계적인 교육 및 관련 제도의 필요성을 인식하였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면서 유사 연구와 논문을 참고하여 객관성 및 시사성 제고를 위해 노력함
→ 분석: 전교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진행했다는 점이 자기주도성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 평가: 배운 것을 바탕으로 탐구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지적호기심이 보이고, 설문지 탐구 과정 등을 통해 자기주도성에 뛰어난 점수를 받았을 것이다.
③ 자연과 함께하는 진로탐색에서 ‘서홍 8경 생태체험’ 코스를 선택하여 하논 분화구를 탐방함. 하논의 심각한 훼손을 눈으로 확인하며 ‘하논의 가치와 보전 및 복원 방안 탐색’을 주제로 탐구를 진행함. 하논의 사회역사경제적 가치에 대한 주민들의 공감대 형성 및 특별법 제정을 통한 국책사업 추진 등을 골자로 하여 하논 복원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함
→ 분석: 실제 탐방한 지역에 대한 탐구를 진행했다는 점, 그리고 그 지역의 보전 및 복원을 위해 주민들의 공감대 형성이나 특별법 제정 등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 평가: 학업능력 및 지적성취와 직접 탐방한 곳을 심도있게 탐구했다는 점에서 지적호기심 항목에서 점수를 땄을 것이다.
④ ‘Oliver Twist(Charles Dickens)’를 읽고 소설 속에 나타난 영국 산업화의 폐단과 아동 인권 유린 문제의 심각성을 비판하는 영어 기사를 작성함. 등장인물과의 인터뷰 형식을 빌려 작품에 드러나는 당시의 시대상과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버린 아동의 가치에 대한 안타까움을 문학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잘 녹여냄
→ 분석: 문학 속 인물과의 인터뷰 형식에 대한 기사 작성에서 창의성이 돋보이며, 이에 대한 선생님의 평가 코멘트가 눈에 띈다.
→ 평가: 학업능력 및 지적성취 항목에서 점수를 취득했을 것이다.
⑤ ‘사회복지에서의 갈등’에 관한 지문을 읽고 《사회주의의 경직성과 자본주의의 불평등이 조화를 이루며 서로 보완하는 방안》을 주제로 탐구보고서를 작성함. ‘제3의 길’ 및 관련 논문을 참고하여 자유론자와 평등론자의 입장을 비교함. 시장의 자유는 유지하되 개인이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제도운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비영리 단체가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의 구축을 촉구함
→ 분석: 사회복지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 평가: 학업능력과 지적호기심, 적절한 도서 및 논문 참고를 통해 자기주도성, 그리고 사회복지 제도에 대한 관심을 통해 인성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다.
⑥ 아동 정서발달을 위한 프로그램을 알아보고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자 진로학술동아리를 조직하여 지역 돌봄교실에 관한 탐구를 진행함
→ 분석: 진로를 더 자세히 탐구하기 위해 동아리를 조직했다는 점에서 자기주도성과 리더십이 드러나며, 희망 전공에 대한 열정이 돋보임.
→ 평가: 관심 있는 분야의 동아리 조직을 통해 지적호기심 및 자기주도성 (적극성, 열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다.
종합의견: 총 6개의 핵심 세특 중에서 전공적합성이 높은 항목은 3개, 50% 정도이다. 다른 학생의 경우에는 이것보다 전공 관련 활동이 더 적은 경우도 꽤 있다. 다른 케이스들도 많이 살펴보겠지만, 확실히 서울대는 학업능력과 지적호기심 등, 관심 있는 분야를 파고드는 탐구심 가득한 학생을 선호한다.
참고자료
- 서울대학교 아로리 snuarori.snu.ac.kr/renew/main/main.php